제주 올레길 9코스 대평포구 -> 화순금모래해수욕장(제주올레 안내소)

총 길이 : 7.6Km

소요시간 : 3~4시간

난이도 : 상



오늘은 숙소를 옮긴다. 4일간 머물렀던 서귀포시를 떠난다. 올레길 9코스를 넘어가면 숙소와 거리가 너무 멀어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숙소는 모슬포로 정했다. 숙소를 옮길 때는 모든 짐을 배낭에 넣고 걸어야 해서 다른 날 보다 힘들다.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올레길 9코스가 시작되는 대평포구로 왔다. 


이른 아침 대평포구는 한적하다. 멀리 병풍 처럼 깍아놓은 해안절벽 '박수기정'이 대평리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기정은 벼랑의 제주 사투리다. 박수라는 이름은 지상1m 암반에서1년 내내 샘물이 솟아나와 이 물을 바가지로 마신다는 뜻. 특히 이 샘물이 피부에 좋다고 해서 백중날 물맞이를 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올레길 9코스는 길이는 짧지만 박수기정과 월라봉에 올라야 하는 쉽지 않은 코스다. 그래서 올레센터에서 정해 놓은 난이도도 '상' 이다. 특히 오늘은 가득찬 배낭을 메고 걷기 때문에 만만찮은 일정이 예상됐다. 물과 간식을 단단히 준비했다.힘내자!


올레길 9코스 시작 표지석이다. 코스의 대략적인 일정과 주요 관람 지점이 표시 돼있다. 




산길의 시작이다. 이 길은 몰질이다. '몰질'은 말이 다니던 길이라는 뜻이다. 제주도에 군마육성소가 있었는데 말을 기르는 곳이라 해서 이름을 그렇게 붙였다고 한다. 예전 고려 말기 시대부터 이 길은 사용됐다. 오랜시간 돌들은 켜켜이 자기 자리를 찾아 자리를 잡아 길을 만들었다. 수 백년 전부터 조상들과 말들이 다져 놓은 길을 걷고 있으니 신기한 마음이 들었다.



걷다 보면 산 중턱에 있는 밭도 볼 수 있다. 다름 농사를 위해 밭을 갈고 있었다.


출발지였다. 대평포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좀 더 좋았으면 잘 보였을 것이다.


박수기정 위를 걷는다. 깍아질 절벽 위를 걷기 때문에 울타리 옆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를 바로 마주하게 된다.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느낌이다. 제주도가 아니면 어디서 이런 길을 만날 수 있을까?



바닷바람을 품으며 잘 자라는 배추들.




월라봉을 오르는 길은 힘들지만 멋진 풍경을 보여 준다. 멀리 보이는 산은 산방산이다. 산행이 있어서 난이도는 '상'이지만 평소 산행을 즐겼던 산악인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은 길이었다. 



하산길은 바람을 맞으며 내려오면 그리 어렵지 않다. 넓은 개활지 사이로 난 길이 그림처럼 다가온다. 오랜만에 보이는 올레꾼들도 왠지 반갑다.



황개천을 지나 계속 걸으니 화력발전소가 있다. 화력발전소 자리는 옛날 논이었다고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화순해수욕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광활한 해변에 사람은 없다. 마치 해변이 내 것이 된 듯 마음껏 돌아다녀 본다. 



9코스 끝이 왔다. 처음 우려와는 달리 아주 힘들지는 않았다. 가방이 무거워서 어깨가 부담이 됐을 뿐 걷는 것 자체는 할 만했다. 올레길 1코스에서 출발해서 9코스 까지 걸었더니 그 사이에 많이 익숙해진 것 같다. 스스로 대견한 마음도 든다. 시간은 막 점심이 지났다. 올레길 9코스는 종점 인근까지 인가와 가게가 없다. 그래서 간단한 요깃거리는 챙겨가는게 좋다. 아니면 코스가 길지 않으므로 횟집 등이 많은 화순금모래해변에 도착하여 늦은 점심을 먹기도 한다. 점심을 먹고 더 걸을 까 하다가 오늘은 모슬포에 새로운 숙소도 잡아야 하니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모슬포 가는 길을 검색하니 버스정류장까지 거리가 꽤 된다. 올레길 10 코스를 좀 걷다 보면 다른 정류장이 나와서 차라리 10코스를 좀 더 걷기로 했다.




화순금모래 해수욕장 옆으로는 '썩은다리' 라는 작은 오름이 나온다. 이름이 특이하다. 썩은다리(사근다리동산)의 유래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오름의 지세오 보아 형상으로 보아 ‘사근(沙根)+달(높은 봉우리의 의미를 지닌 고구려어 : 높다, 산, 고귀하다)+이’로 분석할 수도 있다.



길.. 왠지 모르겠지만 쭉 뻗은 길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길이라고 다 같은 길이 아니다. 흙, 자갈, 모래, 돌, 아스팔트, 숲, 벌판, 해안가.. 같은 풍경은 하나도 없다. 올레길은 다양한 길을 나에게 선물해 주었다. 걷는 내내 다양한 길을 만날 수 있었다.


곧 버스 정류장이 나왔다. 제주조각공원 정류장에서 모슬포로 버스를 타고 왔다.



모슬포교회는 지난 여름 여름 제주도 왔을 때 한번 방문했었다. 그때는 모슬포가 제주도에서 어디 있는지도 몰랐다. 걸어서 여기를 다시 올 줄은 몰랐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교회라서 반가웠다. 마침 주일을 껴서 머물 예정이니 이번 주일은 여기에서 예배를 드려야겠다.





배가 많이 고팠다. 어서 점심을 먹어야 겠다. 점심은 보말칼국수로 유명한 '옥돔 식당'이다.




옥돔식당 보말칼국수 (8,000원) 


늦은 점심은 보말칼국수로 유명한 ‘옥돔식당’으로 왔다. 수요미식회에서도 방영된 맛집이다. 보말은 제주도에서 고둥을 이르는 말이다. 보말은 5~6월이 철이다. 그래서 지금은 가장 싱싱한 보말을 먹을 수는 없지만 유명한 곳이라 한번 방문해 보았다. 식당은 모슬포항 부근에 있다. 바로 옆에는 5일장이 열리는 대정시장이 있다. 장이 열리는 날에는 더욱 사람이 많다. 옥돔식당은 원래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 많이 찾던 식당이었다. TV방영 이후에 더욱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식사시간에는 대기시간을 감수 해야 한다.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가게 안은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메뉴는 보말칼국수 하나이다. 



저녁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투표가 가결 됐다. 게스트하우스로 들어와서 하루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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