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6코스 쇠소깍 다리 -> 외돌개

총 길이 : 11.6Km

소요시간 : 3~4시간

난이도 : 하




최악의 밤이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엉망이었다. 서귀포 시에서 게스트 하우스를 새로 잡았는데 ‘백패커스 홈’라고 나름 유명한 게스트 하우스다. 시설이 깔끔해보여서 예약을 했다. 후기도 괜찮았다.

그런데 객실이 너무 많다. 주로 단체 손님과 20대 초반의 젊은 층이 이용한다. 조용한 게스트 하우스를 좋아하는데 실수였다. 늦은 저녁까지 너무 시끄러웠다. 새벽 2시가 넘었지만 소음은 계속됐다. 도미토리 특성상 어떤 사람들과 함께 이용하는지 알지 못한다. 어느정도 복불복을 감수해야 한다. 나는 그렇게 까다로운 성격은 아니다. 왠만하면 넘어간다. 하지만 함께 지낸 사람들은 최악이었다. 술을 진탕 먹고와서 진상을 부린다. 숙소안은 술냄새와 소음으로 가득찼다. 토를 안한게 그나마 다행이랄까. 휴식을 해야 다음 날 걸을 수 있다. 짜증이 솟구쳤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른 게스트 하우스를 예약했다. 도망치듯 빠져 나왔다. 다신 이 곳을 이용할 일은 없을 거다. 피곤함을 이끌로 6코스 시작점을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올레길 6코스는 쉽게 걸을 수 있다. 거리도 짧고 초반에 작은 오름을 제외하고는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서귀포 시내로 이어지는 길이라 주변에 편의 시설도 많다.


버스를 타고 보목포구 항으로 왔다. 전날 버스를 타기 위해 6코스를 지나 이곳까지 왔다.


날씨는 기가막힌다. 전날 잠을 설쳐서 속상한 마음이 어느정도 달래진다.


바람도 적고 걷기 참 좋은 날이다. 멀리 섶섬의 모습이 보인다.


근처에 서귀포칼호텔, 파라다이스 호텔이 있다. 덕분에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소정방 폭포. 높이가 5~6m 정도 되는 낮은 폭포이다. 물줄기가 시원하게 떨어진다. 여름에는 주민들이 물맞이를 하러 많이 왔다고 한다. 지금 하면 감기들겠지만.

부근에 정방 폭포도 있다. 
정방폭포는 폭포수가 바다로 떨어지는 동양 유일의 해안 폭포로, 세계적으로도 자메이카의 던리버폭포 정도만이 잘 알려져 있는 희귀한 형태의 폭포이다. 주상절리가 잘 발달한 해안 절벽에 수직으로 떨어지는 20여 미터의 물줄기가 남쪽 바다의 푸르른 해안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며, 천지연폭포, 천제연폭포 등과 함께 제주도를 대표하는 폭포로 알려져 있다
정방폭포는 보지 않았다. 사람들도 많고 입장료를 받길래 그냥 지나쳤다. 입장료는 2,000원이다. 자세히 알지도 못해서 그냥 폭포려니 했다. 나중에 생각하니 그래도 한번 볼 걸 그랬다. 제주 3대 폭포라니 괜히 궁금하다. 나중에 서귀포를 가게 되면 한번 봐야겠다.  


정방유원지. 올레길 보다는 관광지 산책하는 느낌으로 걷게 된다. 예쁘지만 자연의 느낌은 덜하다. 부모님이나 아이들과 함께 걸으면 더 좋은 길이다.


정방유원지를 끝날 무렵 서복 전시관이 나온다. 큰 관심은 없으니 패스.


서복은 진나라가 통일하기 전 제나라에서 태어났다. 서복은 진시황의 명을 받고 불로장생약을 찾아 3,000여 명의 대선단을 거느리고 다녔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에 선진문명을 많이 전파했다고 한다. 한국·중국·일본에서는 매년 서복을 기리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전시관에는 서복상을 비롯한 진시황릉의 청동마차, 병마용 등 관련 자료들이 전시되어있다.



드디어 서귀포시내로 들어왔다. 시내로 들어오면 6코스는 A,B  2가지 코스로 나뉜다. 이중섭거리와 제주시내를 관통하는 A코스와, 천지연 폭포를 볼 수 있는 B코스이다. 나는 이중섭 박물관을 가보고 싶었다. A코스로 결정했다.



이중섭거리가 나온다. 제주도민의 이중섭을 향한 애정과 자부심은 굉장하다.


이중섭의 그림 '황소'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2006년 35억 ~ 45억원 가격대로 경매에 오르기도 했는데, 정작 생전에는 넉넉하지 못한 삶을 살았다. 6.25 전쟁 때 제주도로 피란 간 때의 경험이 창작에 도움이 됐다고 전해진다. 그래도 이 피난 생활이 이중섭에게는 그나마 가장 평화로운 삶이었다고 한다. 서귀포시에는 그가 가족들과 피난 생활을 했던 집이 아직도 남아 있다. 부두 막노동으로 생계를 잇다가 이마저도 건강 문제로 여의치 않게 되자 당시 담배갑에 들어있던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다는 일화 또한 유명하다.


이중섭 거리. 화가 이중섭이 잠시 머물렀다던 ‘이중섭 거주지’, 이중섭의 원화를 보유하고 있는 ‘이중섭 미술관’, 그의 작품을 토대로 운영되는 ‘중섭 공방’ 그리고 중간중간마다 놓여진 작품들까지, 거리 전체에서 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여기에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아기자기한 카페들도 많다.


그리고 이중섭 박물관이 나온다.


확실히 작가의 인생을 알고 작품을 보는게 좋다. 미술을 잘 몰라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중섭은 시대적으로,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가 제주도에서 그린 아이들과 게, 닭, 소의 모습들은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들이 많았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림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면서 말이다.


거리 곳곳 이중섭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걷다보니 오늘 묵게 될 ‘제주 올레 여행자센터’ 가 나온다. 이따 보자!

전날 게스트 하우스에서 고생을 해서 신중하게 결정했다. 마침 올레 센터에서 운영하는 ‘올레스테이’가 있었다. 2016년 부터 운영이 돼서 시설도 아주 깔끔하다. 무엇보다 파티가 없어 조용히 휴식을 위해서는 이곳이 더 좋다. 올레꾼들은 참고하기 바란다.

(2017년에 6코스 목적지는 '제주 올레 여행자센터'로 바뀌었다. 아마 숙소의 편의성도 그렇고 시내에서 멈추는게 여러모로 편리해서 그렇게 바꾼 것 같다)


갈매생태공원을 지나..


중간에 편의점에 들러 허기를 달랬다. 제주도에 왔으니 해물라면?을 먹어보자.

삼매봉 입구


삼매봉은 서귀포시내와, 한라산, 바다를 모두 조망할 수 있다. 날씨가 좋은 것은 행운이었다. 정상까지는 30분 정도 걸리는 코스이다.


서귀포시내 


구름에 숨어버린 한라산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 까지..


삼매봉 관람대에서 찍은 파노라마 샷이다.


삼매봉을 내려오니 7코스 시작 지점이 나온다.

저녁으로 꽃게 짬뽕으로 유명한 ‘덕성원’을 가려했다. 가게 앞에 가니 휴무일이다. 슬프다. 화요일은 쉬나..?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다. 어차피 며칠 더 서귀포 시에서 있으니까 내일 먹으면 된다. 방황을 좀 하고 있으니 서귀포 상설시장이 나온다. 시장 안에 싸인이 많이 붙은 분식집이 나온다. 해물라면이 맛있단다. 하나 시켜 먹었다.

해물라면 + 떡갈비 (10,000원) 라면위에 오징어 몇개 올려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푸짐하다. 딱새우도 있다. 서울에서 왔다니까 서비스로 밥도 주신다. 호호호. 사장님 친절함에 음식이 더 맛있어진다.

해도 지고 많이 피곤하다.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와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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