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3코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 제주 올레길 4코스 (세화2리사무소)

 

올레길 3코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부터  걷기로 했다. 다행히 날씨가 좋다. 어제 김영갑 갤러리까지 걸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갤러리를 꼭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수요일은 갤러리다 휴무다. 어제는 수요일이라 갤러리를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오늘 갤러리를 보고난 뒤 계속 올레길을 걷기로 일정을 잡았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김영갑은 제주의 평안한 수평 구도에 매혹되어 1985년 섬에 들어왔다가, 이후 가난과 고독속에서도 제주도의 들과 구름,산과 바다,나무과 억새 등의 자연풍경을 소재로 한 수많은 사진 작품을 남겼다. 루게릭병에 걸려 6년간 투병하는 동안에도 제주도에서 작품활동을 계속하였고 "영혼과 열정을 다 바쳤다" 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에 폐교 건물을 얻어서 자신의 전시장인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을 직접 꾸며 운영하다가 2005년 5월 29일 숨졌다. 유골은 갤러리 앞마당 감나무 아래에 뿌려졌으며 유언은 남기지 않았다. 

 

갤러리 외관. 폐교를 얻어서 전시관으로 꾸몄다. 실내 촬영은 할 수 없다. 입장료는 3천원.


갤러이 앞 마당을 잘 꾸며놓았다. 가볍게 산책을 하면서 휴식을 하면 좋다.

 

사진 출처 : 김영갑 갤러리


김영갑작가는 제주를 사랑했다. 특히 오름과 바람을 사랑했던것 같다. 그는 바람을 이해해야 진짜 제주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만 보아도 제주바람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역동적인 작품이 많았다. 제주의 풍경은 바람과 함께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사진을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김영갑 작가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제주도의 무엇이 그를 떠나지 못하게 했을까. 나는 이런 열정을 갖고 살아가는가.



갤러리를 나와 다시 올레길 3코스를 걸었다. 3코스 목적지는 표선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바다목장


걷다보니 넓은 목장이 나온다. '바다 목장'이다. 이름만 듣고 양식장을 생각하면 곤란하다. 진짜 목장이다. 왼쪽으론 바다가 오른쪽으론 목장이 어우러지는 이색적인 풍경이 나타난다.


겨울에는 귤껍질을 말리고 있었다. 바람이 불때마다 향긋한 귤 냄새가 코를 스친다. 


넓은 목장 위로 노란 귤 껍질이 카펫처럼 깔려서 장관을 이룬다. 사진 기술이 더해지면 예쁜 인생샷을 남길 수도 있다. 하지만 남자 혼자 쑥스러우니까 패스.


걷다 보니 무인 카페가 나온다. 올레길을 걷다 보면 이런 무인 가게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물, 커피 등이 비치되어있다. 먹고 정산함에 돈을 넣으면 된다. 허름한 컨테이너 가게가 제주도 바다 옆에 놓이니 아름다운 카페가 된다.


한쪽 벽에는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 여행객들이 남기는 메세지다. 즐겁게 쉬고 간다는 이야기다. 읽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긍정적인 말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사람 한명 없는 하얀 백사장이 마음을 뺏는다.


바다를 보며 걷다 보니 어느덧 표선에 도착했다.



제주 올레길 4코스 : 표선해수욕장 - 남원포구


총 길이 : 19km

소요시간 : 5~6시간

난이도 : 중



올레길 4코스는 해안도로를 오래 걷는다. 바다를 보면서 걷기를 좋아한다면 4코스도 매력적이다. 자전거 도로도 잘 닦여져 있다. 그래서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올레길 4코스 초반인 해비치호텔 ~ 가마리개 쉼터 구간은 휠체어 구간이다. 완만한 길을 바다를 보며 산책할 수 있다.


오랜만에 보는 바람개비. 수수깡과 색종이만 있으면 만들 수 있었다.



걷다 보니 세화리에 도착했다. 조금 더 걷고 싶었지만 발바닥이 너무 아팠다. 오랜만에 많이 걸어서 무리가 왔다. 처음에는 물집이 잡혔다. 무시하고 계속 걸으니 핏물이 찼다. 물집이 터져서 양말이 젖기도 했다. 절뚝거리면서 걸으니 속도도 붙지 않는다. 오늘은 세화리 까지 걷기로 했다. 하루정도 쉬면서 굳은 살이 올라오길 기다려야 겠다.


카페 오름

저녁을 먹어야 했다. 오는길에 ‘카페오름’에 들렀다. 아침에 보았던 김영갑 갤러리 부근에 있는 카페다. 도로변에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식사도 할 수 있는데 흑돼지 돈가스로 유명하다.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의 추천이 있기도 했고. 내가 워낙 돈가스를 좋아한다.



카페 외관. 통유리 창이 마음에 든다.


내부 모습

돈가스를 주문하고 잠깐 밖을 보며 쉬어본다. 날씨가 좋으면 밖에 앉아도 좋겠다. 나는 추워서 안에 있었지만.


흑돼지돈까스 (12,000원). 돈가스 2점 + 밥+ 샐러드


두.. 두껍다. 바..바삭하다. 부.. 부드럽다.


기분 좋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버스를 타고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왔다. 발바닥이 영 신경쓰인다. 샤워를 하고 치료를 좀 해야 겠다.



역시 양발에 물집이 많이 잡혔다. 발도 부어서 통통해졌다. 남은 일정을 위해서 내일은 정말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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